잘 쓰지 않는 소재인데다가 워낙 까다롭다고 정평이 난 재질이라 수주자체가 잘 없었던 터였다.
하지만 최근 우리 회사에서 드디어 티타늄을 수주했다.
사실은 그냥 환상같은 것도 있었다. 소설이나 만화 같은 곳에서 마치 최강의 금속인 양 쓰이는 경우가 많았었으니까.
하고 싶다고 소장을 졸랐다.
그는 단호하게 거절했다. 특수 재질을 좀 더 다뤄보고 등급을 올려가야지, 갑자기 이런 물건을 하긴 힘들다는 둥 뭔가 분명히 기분나쁜 핑계 따위를 댔었다.
티타늄을 다루는 일이 잘 없어서 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 없는데다가 설 앞이라 고용비가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가서, 결원이 생겼더랬다. 클라이언트 쪽에서 작업이 연기되는 것에 불만을 제기했다던가 하는 이야기도 슬쩍 슬쩍 들려왔다.
소장은 말했다.
"설에..... 못 쉬겠는데?"
사실은 전혀 고민하지 않았다. 티타늄을 다뤄봤다는 경험 만으로도 내 레벨이 얼마나 올라가는데!
"아... 안되는데....."
말을 흐린 건, 내 말꼬리를 잡아 달라는 뜻 이었다. 소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.
"일단 한 번 해보고, 생각 해 보자."
재밌다. 재밌다. 오래간만에 무척이나 재밌게, 정신없이 엉망진창이 되어 일했다.
뭐, 설은 내년에도 오니까.
덧. 티타늄은 뭐 그런 엄청난 금속은 아니었다. 기본적으로 비중이 낮아서 같은 부피라면 일반 철, 흔히 강철이라고 불리는 카본에 비해서 무게가 반정도로 무척이나 가볍다는 것이 가장 큰 강점. 단단하기보단 질긴 편이고 산성에 대한 내구성이 높아서 약품이나 화공산업에 '가끔' 쓰인다. 뭐, 일단 워낙에 비싸니까.
그리고 솔직히 퍼지 시키는 것만 신경쓰면 용접은 더 편한 것 같은뎁. 뭐 너무 끈적거리는 건 좀 문제지만.
독아(獨兒) TITANIUM... 2012/01/21 00:27
태그 : 티타늄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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